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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너(행동주의의 거장), 스트레스, 스트레스의 본질, 스트레스 사건들, 외상 및 스트레스 관련 장애, 스트레스 해소

by Uzoob 2024.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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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너
행동주의의 거장

Burrhus Skinner

행동주의를 창시한 왓슨보다 더 유명한 행동주의자. 스스로를 급진적 행동주의자 radical behaviorist라고 칭한 그는 자신의 실험을 위해 여러 장치를 만든 발명가이자 여러 편의 소설을 쓴 작가이자 『자유와 존엄을 넘어서 Beyond Freedom and Dignity』로 인정받은 사상가였다.
학문적으로나 대중적으로도 자신의 사상을 알리는 데 성공했던 스키너는 1904년에 미국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독립적으로 사고했으며, 확실한 증거가 없다면 누구의 주장도 잘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가 처음부터 심리학자의 길을 간 것은 아니다. 사실 그는 해밀턴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면서 작가가 되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대학 졸업 후 1년 정도 본격적으로 글을 쓰면서 작가로서의 자질이 부족함을 절감했다. 그렇지만 이 시기에 읽게 된 여러 저서와 논문을 통해 스키너는 왓슨과 파블로프의 연구를 알게 되었고, 결국 새로운 학문인 심리학을 공부하기 위해 하버드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했다.
스키너가 하버드대학에서 누군가에게 행동주의를 배운 것은 아니다. 심리학 자체가 새로운 학문이었던 데다가 행동주의는 더 새로운 분야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스키너는 행동주의에 입각해 연구를 지속하는 데에는 별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이었다.
스키너는 오랜 기간의 연구와 논문을 끝내고 드디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받게 되었다. 이때 성격심리학의 창시자인 올포트가 행동주의의 단점을 말해보라고 하자 “단점이 없습니다”라고 말한 일화는 유명하다. 박사학위를 받은 스키너는 이후 여러 대학의 심리학과 교수로 활동하다가 1948년에 다시 하버드대학으로 돌아와서 은퇴할 때까지 활발한 활동을 했다.
왓슨이 그랬던 것처럼 스키너도 행동주의 원리의 응용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행동주의의 원리를 이용해 인간의 행동을 조작, 통제, 예측하는 행동공학 technology of behavior, behavioral engineering을 창안하려고 했다. 행동공학을 적용한 대표적인 예는 비둘기 프로젝트 Project Pigeon였다. 이 프로젝트는 비둘기를 훈련시켜서 미사일을 목표물로 향하도록 조종하는 것이었다. 스키너는 정부와 여러 기관으로부터 연구비를 받아 연구를 진행했지만, 국방 당국의 반대로 중단되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위해서는 학습을 촉진하는 교수 기계 teaching machine를 만들었다. 당시 스키너의 교수기계는 매우 획기적인 학습 도구였다.
스키너도 왓슨처럼 육아에 행동주의의 원리를 적용했다. 자신의 딸 데보라Deborah를 위해 육아상자 air crib를 만들었던 것이다. 오랫동안 사람들은 그가 쥐를 실험하듯이 딸을 상자에 넣었다고 오해했다. 미국의 유명 심리학자이자 작가인 슬레이터 Lauren Slater는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Opening Skinner’s Box』에서 이 오해를 풀어주었다.
스키너가 육아상자를 만들었던 1945년 당시에 그의 아내는 두 딸의 양육과 끊이지 않는 집안일로 힘들어하고 있었다. 스키너가 육아상자를 만든 이유도 아내의 부담을 덜고, 딸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서였다고 한다. 서양에서 부모들이 종종 아기를 사방이 나무살로 되어 있는 아기용 침대에 두는데, 육아상자란 이것을 획기적으로 개량한 것뿐이라는 것이다.
육아상자를 만들었던 시기에 스키너는 현실에 존재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이상사회에 대한 소설인 『월든 투Walden Two』를 집필했다. 스키너는 개인적으로는 육아와 가정생활의 어려움을, 거시적으로는 2차 세계대전을 통해 드러난 인간세상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있었다. 이 소설은 스키너의 철학과 생각이 현실적 문제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소설의 내용은 주인공인 부리스 Burris가 동료 철학자, 두 명의 제자 및 그들의 여자 친구와 함께 프레이저 Frazer가 설립한 이상사회를 방문하는 이야기다. 스키너는 자신의 이름 Burrhus과 비슷한 부리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자신의 생각을 대변하게 한다.
1960년대 인지심리학이 등장하면서 스키너의 행동주의는 적지 않은 학문적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에 대한 재발견이 결코 행동에 대한 그간의 학문적 업적을 무위로 돌리지는 못했다. 스키너의 핵심적인 주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 1990년에 백혈병으로 사망하기 바로 8일 전에는 미국심리학회 연차대회개회식에서 강연을 했는데, 강연 내용은 사망 직후 『심리학은 마음의 과학일 수 있는가 Can Psychology Be a Science of the Mind?』라는 책으로 출간되었다. 그는 죽는 그 순간까지 심리학이 행동에 대한 과학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많은 이들은 인간의 행동이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는 스키너의 주장을 비판했다. 그가 인간을 자유 의지 결정론 vs. 자유 의지가 없는 존재로, 그래서 환경에 대해 무력한 존재로 묘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환경을 통제하는 것도 인간이라는 스키너의 주장에는 귀를 닫고 있는 셈이다.
스키너는 누구보다 현실의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했다. 특히 그의 접근은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에 대한 것이었다는 점에서 더 윤리적이고 현실적이다. 자유 의지에 대해 한없는 신뢰와 기대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자주 타인을 비판하고 정죄하는지 생각해보라. 그러면 스키너의 주장이 왜 윤리적이고 현실적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스트레스

복잡하고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는 마법 따위는 없다. 직장에서는 업무, 상사와의갈등, 동료들끼리의 험담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있고, 가정으로 돌아와도 부모나 자녀와의 사소한 갈등, 쌓여 있는 집안일이 우리를 힘들게 한다. 스트레스를 풀려고 애인을 만나도, 친구를 만나도 별 소용이 없다. 스트레스를 풀기는커녕 더 받지 않는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스트레스의 본질

본래 ‘물리적인 마찰이나 억양의 강조와 강세’라는 의미인 스트레스라는 단어를 인간에게 적용한 사람은 캐나다의 내분비학자인 셀리에Hans Selye다. 그는 사람들이 심리적 압박을 받을 때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했고, 세 단계로 설명했다. 이를 일반 적응 증후군 GAS General Adaptation Syndrome이라고 하는데, 첫 번째 단계는 경고 반응기 alarm reaction다. 스트레스 사건이 발생하면 우리 몸은 반응하기 시작한다.
아드레날린 adrenaline을 비롯해 온갖 호르몬 신경전달물질들이 분비되면서 자율 신경계의 교감 신경계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이 신체 반응을 싸우기-도망가기 반응 fight or flight response이라고 한다. 스트레스 사건이 지속되면 두 번째 단계인 저항기 resistance에 들어선다. 뇌의 명령으로 분비되는 호르몬을 통해 우리의 몸은 스트레스 사건에 대해 저항한다. 스트레스사건이 종료되면 세 번째 단계인 소진기 exhaustion로 접어든다. 부교감 신경계가 작동하면서 우리의 몸은 이완과 휴식, 회복의 과정을 거친다.
우리의 몸에서 일어나는 스트레스 반응은 선사시대에 곰이나 사자처럼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대상이 나타났을 때 싸우거나 도망가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스트레스 반응은 심장이 빨리 혈액을 순환시키게 하고, 근육에 힘이 들어가게 하며, 소화와 배설을 일시적으로 멈추게 한다.
그런데 문제는 더이상 곰이나 사자가 괴롭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몸은 여전히 그와 동일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이다.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동물원 우리를 탈출한 곰이나 사자가 아니라 직장 상사와 부하, 경쟁해야 하는 동료들과 카드 회사의 독촉 전화다. 이들이 우리를 신체적으로 괴롭힌다면야 싸우거나 도망가면 되지만, 정신적으로 괴롭히는 것이므로 그렇게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싸우거나 도망가기 위해 분비되는 호르몬은 우리의 신체기관을 손상시키고 결국 질병에 취약한 상태로 만든다.

스트레스 사건들

미국의 정신과 의사인 홈스 Thomas Holmes와 라헤 Richard Rahe는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일상생활에서 겪는 사건들 LCU ; Life-Change Units의 스트레스 정도를 조사해 사회 재적응 평정 척도 SRRS ; Social Readjustment Rating Scale를 만들었다. 기혼자들에게 ‘결혼식’의 스트레스가 50이라고 했을 때, 다른 생활 사건들의 스트레스는 얼마인지 보고하도록 했다. 결혼보다 두 배의 스트레스를 주는 사건이면 100점이고, 반 정도의 스트레스라면 25점을 매기는 식이다. 스트레스 1위부터 10위까지는 표의 내용과 같았다.
한 가지 재미있는 현상은 스트레스 사건 상위 열 가지 중에서 무려 다섯 가지가 결혼이나 배우자와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1위 배우자의 죽음, 2위 이혼, 3위 별거, 7위 결혼식, 9위 별거 후 재결합). 배우자 이외에 가족의 죽음이 4위였으며, 직장과 관련된 사건도 두 가지였고(8위 해고, 10위 정년퇴직), 자신에 관한 것도 두 가지밖에 없었다(5위 교도소 수감, 6위 부상이나 질병). 이 연구는 1960년대 미국에서 진행되었으나 이후 여러 나라와 인종들을 대상으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현대인들에게 배우자를 포함한 가족과 직장이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려주고 있다.

외상 및 스트레스 관련 장애

앞서 언급한 사건들은 심리적으로 큰 부담이 되며, 적응하기까지는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인간의 뛰어난 적응능력 덕분에 대부분은 잘살게 되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 우울이나 불안은 물론 폭력적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주요한 생활사건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 적응 장애 adjustment disorder로 진단을 받을 수 있다. 적응 장애는 DSM-5, DSM에서 외상 및 스트레스 사건 관련 장애 trauma-and stressor-related disorder의 하위 범주에 속한다.
이에 속하는 또 다른 장애로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 ;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와 급성 스트레스 장애 acute stress disorder가 있다. 이 두 장애는 심리적인 충격과 외상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정신장애, 이상심리학이다. 사실 이 장애를 본격적으로 연구한 이유는 퇴역 후에도 전쟁에 대한 기억으로 괴로워하는 참전 용사들을 돕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제는 외상 사건이 꼭 전쟁일 필요는 없다. 교통사고나 폭행, 테러나 자연재해처럼 개인이 극심한 공포와 무력감을 경험할 수 있는 사건이라면 무엇이든지 가능하다. 게다가 외상을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니라 외상을 목격한 경우도 포함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증상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는 외상적 사건에 대한 악몽이나 갑작스럽게 그 장면이 생각나는 플래시백 flashback, 둘째는 관련 자극에 대한 회피다. 예를 들어 지하철 사고를 경험한 사람들은 기차나 지하철을 타지 못하거나 지하도로 다니지 못한다. 셋째는 왜곡된 사고나 부정적 감정상태, 마지막 넷째는 과도한 긴장이나 흥분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진단은 이상의 증상이 1개월 이상 지속되어야 받을 수 있으며, 사건이 발생한지 3일부터 1개월 이내로 이러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급성 스트레스 장애로 진단을 받는다.

스트레스 해소법

스트레스를 완전히 없앨 수 있는 획기적 방법이 있다. 바로 지구를 떠나는 것이다. 우리의 삶이 지속되는 한 스트레스가 전혀 없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심리학자들은 스트레스에 대한 우리의 마음과 자세를 바꾸라고 한다. 여러 방법이 있지만 그 중 두 가지만 소개한다. 참고로 스트레스가 아주 심하다면 다음의 방법을 사용하기보다는 상담자를 찾아가야 한다.
첫째, '스트레스가 없으면 행복할 것' 이라는 생각을 버리자. 감각박탈 실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의 정신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자극이 있어야 한다. 아무런 자극도, 스트레스도 없는 상황에서 인간은 온전한 정신을 가질 수 없다. 물로 현재의 자극과 스트레스가 커서 문제겠지만 스트레스 자체를 부정하려고 하는 마음은 버려야 한다.

둘째, 자신의 통제감을 어느 정도는 포기할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통제하려고 할 때 스트레스를 느낀다. 우선 자신이 통제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가능한 것은 최선을 다하되 나머지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포기해야 한다.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만약 세계선수권대회나 올림픽 등 중요 대회에서 우승할 만한 실력이 있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선수가 우승을 하지 못했다면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인이 그 대회에 나갔다면 우승을 못했더라도 스트레스는 받지 않는다. 인정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명확히 알자. 자신의 능력을 넘어서는 일에 욕심을 부린다면 결과도 좋지 않고 당신의 건강도 좋지 않게 된다.

장기간의 스트레스는 정신과 신체 모두에 악영향을 끼친다. 지구에서 살아가는 이상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다면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우리의 마음을 바꿔야 한다. 돈 많은 사람도 없는 사람도, 인기가 많은 사람도 없는 사람도, 공부를 잘하는 학생도 못하는 학생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100년 전에 사람들도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다, 100년 후에 사람들도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스트레스는 없애버려야 할 우리의 적이 아니라, 함께 살아야 할 우리 몸속에 있는 미생물과 같은 것이다. 너무 많아도 문제지만 너무 적어도 문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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