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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조현병 스펙트럼 및 기타 정신증적 장애, 조현병의 증상, 조현병의 원인)

by Uzoob 2024.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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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스펙트럼 및 기타 정신증적 장애

 

조현병 스펙트럼 및 기타 정신증적 장애(Schizophrenia Spectrum and Other Psychotic Disorders)는 자신의 현재 경험이 실제로 현실에 존재하는지 판단하지 못하고 왜곡하여, 망상, 환각, 혼란된 사고(언어), 심하게 혼란된 또는 긴장증적 행동, 음성증상의 특징을 보인다. 이 장애는 위에서 언급한 심리장애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심각한 증상을 경험하는데, 특히 망상과 환각은 현실에서 실재하는 경험인지 판단하지 못하여 현실검증력이 손상된 증상에 해당한다. 이 장애는 증상의 심각도에 따라 연속적으로 나타난다는 관점에서 스펙트럼이란 용어를 쓰며, 심각도가 낮은 것에서 높은 순서로 조현형 성격장애(Schizotypal Personality Disorder), 망상장애(Delusional Disorder), 조현형장애(Schizophreniform Disorder), 조현병(Schizophrenia) 및 조현정동장애(Schizoaffective Disorder) 등이 있다. 여기서는 가장 대표적인 조현병에 대해서 살펴보겠다.
과거에 정신분열병이라고 불린 조현병은 ‘정신분열’이라는 용어의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환자는 물론 가족까지 사회적 낙인으로 고통받을 수 있어서 2011년 대학신경정신의학회가 변경을 제안한 진단명으로, 일본의 경우 현재 통합실조증으로 바꾸어 사용하고 있다. ‘조현’은 현악기의 줄을 고른다는 뜻으로, 너무 긴장하거나 느슨하지 않고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진단명에 대한 정신건강 전문가들의 합의가 아직 최종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앞으로 많은 논의가 필요하지만, 낙인 효과를 감소시켜 환자와 보호자가 받는 편견을 없앨 수 있는 병명이라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겠다.


조현병의 증상

조현병의 증상은 지각, 사고, 행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 나타나는 양성 증상 4개와 음성 증상 1개가 있는데, 그 구체적인 임상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환각(hallucination)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현실에 존재한다고 잘못 지각하는 증상이다. 환각은 다섯 개의 감각과 관련된 환시, 환청, 환후, 환미, 환촉으로 나타나며 이 가운데 환청(예로, 자신의 행동을 비난하는 소리, 어떤 일을 하라고 명령하는 소리, 서로 다른 사람이 다투는 소리 등)이 가장 자주 발생한다.
둘째, 망상(delusion)은 일반적으로 잘못 해석한 지각이나 경험을 포함하는 잘못된 믿음이나 신념으로,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은 일이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망상의 유형은 매우 다양한데, 과대망상(예로, 자신을 신 또는 대통령이라고 하는 등 자신의 능력을 실제보다 매우 과장되게 믿음), 피해망상(예로, 자신이 미행을 당한다거나 감시당한다거나 괴롭힘을 당한다고 믿음), 관계망상(예로, 어떤 특정한 말투와 문구 및 그 밖의 다른 단서가 자신과 관련되어 있다고 믿음) 등이 있다. 환각과 망상의 주된 특징은 현실에 대한 판단의 왜곡으로, 이 증상들을 통해 현실검증력의 손상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셋째, 혼란된 사고 또는 언어(disorganized thinking or speech)는 논리적 사고의 전개가 어려워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 서로 관련이 없는 생각들을 혼란스럽게 나열하는 것으로, 타인들은 무슨 말인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 대표적으로 이탈(derailment: 예로, 대화하고 있는 주제에서 벗어나 관련 없는 엉뚱한 말을 함)과 지리멸렬(incoherence: 예로, 앞뒤가 맞지 않고 비논리적이어서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함) 등이 있고, 지리멸렬이 가장 심하게 혼란되어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넷째, 심하게 혼란된 또는 긴장증적 행동(grossly disorganized or catatonic behavior)은 이해하기 어려운 이상한 행동이나 극단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혼란된 행동은 이상하고 괴이하며 계절에 전혀 맞지 않는 옷차림, 맛이나 건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이해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음식을 조리하는 행동, 청결을 유지하는 등 일상활동이 어려운 경우로 나타난다. 긴장증적 행동은 과도한 움직임 또는 거의 움직임이 없는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안절부절못하면서 복도를 반복해서 걸어 다니거나 한 곳에 꼼짝하지 않고 있는 특징을 보인다. 위에서 언급한 4개 증상들은 양성증상(positive symptoms)이라고 하는데, ‘양성’이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는 나타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음성증상(negative symptoms)은 사람들이 보통 가지고 있는 특징이 나타나지 않는 것을 뜻하는데, 정서표현의 감소(diminished emotional expression)나 무욕증(avolition)이 대표적이다. 정서표현의 감소는 얼굴 표정이나 눈 맞춤 등 자신의 정서를 표현하는 방식이 부적절하게 나타나거나 줄어드는 것이다. 무욕증은 동기가 낮아서 일상활동에 대한 흥미를 보이지 않고 목적의식적 행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집에만 있으면서 어떠한 일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려 하는 문제가 나타난다.
이외에도 말을 잘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매우 짧고 공허한 말을 하는 등 언어적 표현이 감소하는 무언증(alogia), 긍정적 자극에 대해 즐거움을 경험하지 못하거나 이전에 즐거웠던 경험을 잘 떠올리지 못하는 무쾌감증(anhedonia), 사회적 상호작용에 대한 흥미가 부족하고 그래서 대인관계가 손상되어 있는 비사회성(asociality) 등이 있다. 양성증상은 스트레스 경험과 관련이 있고 약물치료로 쉽게 호전되며 경과나 예후가 음성증상에 비해 양호하다. 반면 음성증상은 스트레스와 관련성이 적고 천천히 악화되는 만성적 경과를 보이며 약물치료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은 편이다.
평생유병률은 마국의 경우 약 0.3~0.7%이며 남녀의 발생 빈도는 표본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비슷하다고 알려져 있다. 한국의 경우 1년 유병률과 평생유병률은 0.2%이고(보건복지부, 2012), 조현병과 다른 관련 장애를 포함한 조현병 스펙트럼 장애는 1년 유병률 0.2%, 평생유병률 0.5%이다(보건복지부, 2017). 조현병의 유병률은 다른 심리장애에 비해 높은 편은 아니지만, 한 번 발병하면 회복된 후에도 재발 가능성이 높다.
또한 우울장애나 불안장애보다 학업 또는 직업적, 사회적 영역의 손상이 더 심각해서 일상적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가족의 도움은 그 한계가 있어 사회나 국가의 지원이 필요하다. 발병은 보통 1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 사이에 나타나며 남성이 여성보다 더 빠르다. 정신증적 증상이 처음 시작하는 가장 빈번한 연령은 남성 20대 초·중반, 여성 20대 후반이며, 어린 나이에 발병할수록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현병의 원인

 

조현병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오래전부터 있어 왔고 특정 분야에서는 상당한 성과가 축적되었지만, 아직까지 그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된 것은 아니다. 조현병의 증상이 여러 영역에서 서로 상이한 양상으로 나타나는 것을 볼 때, 다양한 요인이 이 장애와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는 생물학적 요인과 심리사회적 요인에 대해 살펴보겠다.
생물학적 요인은 생화학적 측면과 유전적 측면으로 나뉜다. 생화학적 측면에서 신경전달물질은 조현병 증상이 나타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표적으로 도파민(dopamine) 가설이 있다. 조현병 환자가 사망한 후 뇌를 해부하여 연구한 결과 조현병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도파민 수용기가 더 많은 것으로 밝혀졌는데(Seeman et al., 1993), 뇌에 도파민 활동이 과다해지면 망상이나 환각과 같은 양성 증상이 나타나며 약물을 통해 뇌의 도파민 수준이 낮아지거나 도파민 수용기가 차단되면 증상이 감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도파민 활동을 높이는 코카인이나 암페타민과 같은 물질이 신체로 들어오면 양성 증상이 증가하게 된다. 최근에는 도파민 가설 이외에 세로토닌이 도파민과 상호작용한다는 세로토닌(serotonin) 가설(Juckel, 2014)이나 흥분성 신경전달물질로 알려져 있는 글루타메이트(glutamate) 가설(Harrison, 2012)도 주목을 받고 있다.
유전적 측면에서 보면 조현병의 발병 일치율은 생물학적 관련성과 비례한다. 유전적으로 동일한 일란성 쌍둥이(48%)가 이란성 쌍둥이(17%)보다 일치율이 더 높으며 부모가 모두 조현병일 때 자녀의 일치율(46%)도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Gottesman, 1991). 특히 일란성 및 이란성 쌍둥이들의 일치율의 차이는 독일, 덴마크, 영국, 일본 등 여러 국가에 걸쳐 일관된 결과를 보였다(Gottesman, 2001). 또한 조현병이 나타나지 않은 가족에게 입양된 경우에도 생물학적 부모가 조현병이 있다면 발병의 위험이 높아졌다(Gottesman, 1991). 한편, 유전자가 같은 일란성 쌍둥이의 일치율이 50%가 넘지 않는 것을 볼 때 유전적 측면이 조현병의 원인을 충분하게 설명하지 못한다고 할 수 있으며 출산기 뇌손상, 임신 중 바이러스 감염 및 영양 부족을 비롯하여 심리사회적 요인 등이 다양하게 상호작용하여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까지의 연구에 의하면 심리사회적 요인은 그 자체가 조현병의 강력한 원인이라기보다 생물학적으로 취약함이 있을 때 증상을 촉발 또는 악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인지적 관점의 경우 환각과 같은 이상한 감각을 경험한 후 가족이나 친구에게 자신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타인이 실제로 일어난 일을 감추고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이 점점 커지면 자신이 피해를 받는다는 믿음이 생겨 망상으로 발전하게 된다(Howes & Murray, 2014). 스트레스 경험도 조현병에 영향을 미치는데, 증상이 나타난 지 일주일 이내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발병 3주 전에 여러 가지 스트레스를 많이 경험했다고 보고하였다(Birley & Brown, 1970). 그리고, 전쟁에 참전한 군인들은 급성적으로 조현병 증상을 경험하기도 했으며(Dohrenwend & Egri, 1981) 복잡한 대도시에 거주하는 것도 발병 가능성을 높였다(Boydell & Allardyce, 2012).
사회적 요인은 가정환경에 대해서 주목한다. 가족들에게 비난이나 적대감과 같은 부정적 정서표현을 과도하게 받는 조현병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재발률이 더 높았고(Kavanagh, 1992) 새로운 정신증 삽화를 더 많이 경험하였다(Hooley, 2007). 하지만 정서표현이 높은 가족이 조현병의 원인이라기보다 조현병이 있는 사람의 증상으로 인해 나타나는 결과라고 볼 수도 있다. 특히, 망상이나 확각과 같은 양성 증상은 환자가 조절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무욕증과 같이 잘 움직이지 않으려 하는 음성 증상이 보이면 가족의 정서표현이 과도해질 수 있다(Hooley,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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