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최초의 기억을 이해하지는 못한다
우리는 들은 그대로의 기억을 통해서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법을 익히고 우리의 추측 능력을 보다 세밀하게 높여 나갈 수 있다. 물론 최초의 기억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의미는 인격의 다른 표현들과 함께 점검되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섣부르게 결론을 확신하기 전에, 무엇이 진실인지 알게 되고 한 가지 기억과 다른 기억을 비교하게 된다.
대개 사람들은 선뜻 자기의 최초의 기억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 그들은 그런 건 간단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그 속에 숨겨져 있는 의미에는 생각이 미치지 않는다.
거의 누구나 최초의 기억을 이해하지는 못한다. 그러므로 보통 사람들은 자신들의 최초 기억을 통해서 그들 인생의 목적과 타인과의 관계, 그들의 환경에 대한 견해 등을 완전히 중립적이고 부끄러움 없이 고백할 수 있다.
최초의 기억에 있어서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그 기억이 매우 압축되어 있고 단순하기 때문에 집단 조사를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학급 전체에 그들의 누구나 최초의 기억을 이해하지는 못한다.
우리는 들은 그대로의 기억을 통해서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법을 익히고 우리의 추측 능력을 보다 세밀하게 높여 나갈 수 있다. 물론 최초의 기억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의미는 인격의 다른 표현들과 함께 점검되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섣부르게 결론을 확신하기 전에, 무엇이 진실인지 알게 되고 한 가지 기억과 다른 기억을 비교하게 된다.
대개 사람들은 선뜻 자기의 최초의 기억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 그들은 그런 건 간단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그 속에 숨겨져 있는 의미에는 생각이 미치지 않는다.
거의 누구나 최초의 기억을 이해하지는 못한다. 그러므로 보통 사람들은 자신들의 최초 기억을 통해서 그들 인생의 목적과 타인과의 관계, 그들의 환경에 대한 견해 등을 완전히 중립적이고 부끄러움 없이 고백할 수 있다.
최초의 기억에 있어서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그 기억이 매우 압축되어 있고 단순하기 때문에 집단 조사를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학급 전체에 그들의 최초 기억을 써 달라고 의뢰할 수 있다. 만약 그 내용을 해석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면 모든 아이들 한 명 한 명에 대해서 매우 가치 있는 이미지를 갖게 된다.
우리는 들은 그대로의 기억을 통해서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법을 익히고 우리의 추측 능력을 보다 세밀하게 높여 나갈 수 있다. 물론 최초의 기억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의미는 인격의 다른 표현들과 함께 점검되어야 한다.
우리는 무엇이 진실인지 알게 되고 한 가지 기억과 다른 기억을 비교하게 된다. 특히 그 개인이 협동하는 훈련을 하고 있는지, 그렇지 않으면 협동과 반대되는 훈련을 하고 있는지, 그가 용기를 갖고 있는지, 낙담하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 또한 그가 다른 사람들로부터 지지받고 보호받고 싶어 하는지, 아니면 자립적인지,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려 드는지,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으려고만 하는지, 베풀려고 하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도 알아낼 수 있다.
이제 최초의 기억 몇 가지를 사례로 제시하여 해석해 보려 한다. 나는 이런 사람들에 대해서 그들이 이야기해 주었던 내용 이외에는 아무것도 모른다. 그들이 아이인지 어른인지에 대한 정보도 없음을 밝혀 둔다.
“내 동생이 ……이기 때문에”
최초의 기억 속에서 주변 인물 가운데 어떤 사람이 등장하는가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는 일이 중요하다. 자매가 나타나는 경우에는 그 사람이 언니나 동생의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자매는 그의 발달에 어떤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보통 우리는 두 사람의 관계를 통해 마치 트랙에서 함께 경주를 하고 있는 듯한 경쟁 관계를 발견하게 된다. 경쟁 관계는 성장에 있어서 어려움을 주는 요인이다.
우정에 의해 협력해야 하는 시기에 경쟁 관계에 정신이 쏠려 있다면 자기의 관심을 다른 사람들에게 확대시킬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결론으로까지 비약하는 일은 피하도록 하자. 어쩌면 두 사람은 좋은 친구였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여동생과 나는 가족 중에서 제일 어려서, 동생이 학교에 갈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나도 학교에 가는 일을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이제 경쟁 관계는 명확해졌다. ‘내 동생은 나를 방해했다! 그녀는 나보다 어리다. 그래서 나는 그녀를 기다리도록 강요되었다. 그녀는 나의 가능성을 축소시켜 버렸다!’라는 감정을 느낀 것이다.
이 기억의 의미가 정말 그렇다면 이 소녀 혹은 소년은 다음과 같이 느끼리라고 생각된다. ‘누군가가 나를 제한하여 나의 자유로운 발달을 방해하는 때가 내 인생에서 최대로 위험하다’라고. 아마 이 문장을 쓴 사람은 여자일 것이다. 여동생이 학교에 갈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남자아이를 기다리게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으리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우리들은 똑같은 날 입학하게 됐습니다.”
이 말은 그러한 상황 속에 있는 소녀의 입장에서 본다면 좋은 교육이라고 할 수 없다. 그녀의 나이가 많기 때문에 뒤쪽에 있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어쨌든 틀림없이 그녀는 그렇게 해석했다. 그녀는 사람들이 여동생을 더 귀중하게 생각하고 자기는 경시되고 있다고 느꼈다. 그녀는 이와 같이 무시되었던 일에 관해서 누군가를 비난할 것이다. 어쩌면 어머니를 비난할지도 모른다. 그녀가 아버지에게 더욱 기울어지고 아버지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
“나는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데, 우리가 처음으로 학교에 갔던 날 어머니는 ‘그날 오후 난 몇 번이나 문까지 달려 나가서 너희들을 찾았어. 우리 아이들이 이제 돌아올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했거든’ 하고 말했습니다.”
여기에서 그녀는 어머니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 내용을 보면 어머니가 지적으로 행동했다고는 묘사되어 있지 않다. 그녀가 생각하는 어머니상이 그렇다. 그 어머니는 이제나저제나 아이들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어머니는 확실히 애정이 깊었다. 소녀들은 어머니의 애정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녀는 불안해하고 있었다.
만약 이 소녀와 대화를 나누게 된다면 그녀는 어머니가 동생 쪽을 더욱 소중히 여겼던 일을 이야기해 줄 것이다. 그런 편애는 특별하게 놀랍지는 않다. 왜냐하면 막내는 거의가 다 응석을 부리기 때문이다.
이 최초의 기억에서 우리는 언니 쪽이 동생에 의해 방해받았다고 느끼게 되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우리는 그녀가 나이 어린 여성을 싫어하는 상황을 보아도 놀라지 않는다. 일생 동안 자기가 나이를 너무 먹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으며, 대부분의 질투가 강한 여성은 자기보다 젊은 여성에 대해 열등감을 갖고 있다.
“내 최초의 기억은 세 살 때 할아버지의 장례식에 관한 것입니다…….”
이 글은 어떤 소녀가 쓴 내용으로 그녀는 죽음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녀는 죽음을 인생에 있어 가장 불안하고 위험한 요소로 보았다. 그녀는 어린 시절에 일어났던 모든 사건에서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기억을 끄집어냈다.
아마 그녀는 할아버지를 좋아했고 할아버지는 그녀의 응석을 받아 주었을 것이다. 대부분의 할아버지 할머니는 거의 언제나 자기의 손자들을 귀여워한다. 그들은 손자에게 부모만큼의 책임이 없으며, 가끔씩 아이들을 끌어들여 자기들이 아직 애정을 획득할 수 있다는 점을 보이고 싶어 한다.
우리 문화는 노인들이 자기의 가치에 쉽게 확신을 갖도록 하는 문화가 아니다. 그러므로 그들은 때때로 손쉬운 방법에 의해 확신을 얻으려 한다. 여기서 우리는 이 할아버지가 아이였던 그녀를 귀여워했다는 사실, 그녀의 기억 속에 깊게 새겨져 있는 것으로 보아 응석을 잘 받아 주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할아버지가 죽었을 때 그녀는 그 사실을 커다란 고통으로 받아들였다. 집안의 동맹자가 없어져 버린 것이다.
“나는 할아버지가 매우 조용히, 하얀 얼굴을 하고 관 속에 누워 있었던 걸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세 살짜리 아이에게 죽은 사람을 보게 하는 게 좋은지 나쁜지는 확실치 않으나, 적어도 아이에게 미리 마음의 준비를 시켜두는 편이 좋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죽은 사람을 보았을 때 강력한 인상을 받았으며 그 상황이 잊히지 않는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이 소녀도 그 장면을 결코 잊을 수 없었다. 그런 아이는 죽음의 위험을 감소시키려 하거나 아니면 극복하려 들기도 한다. 그들은 죽음과 대결하기 위해서는 의사가 다른 사람들보다 잘 훈련되어 있다고 느낀다. 의사에게 그들의 최초 기억을 물으면 죽음에 관한 기억인 경우가 많다.
‘미동도 하지 않고 하얀 얼굴로……’라는 부분은 무언가 눈에 보이는 것에 대한 기억이다. 아마 이 소녀는 시각형이며 세계를 바라보는 데 관심이 있을 것이다.
“그러고 나서 묘지에 관이 내려졌을 때, 그 초라한 관 아래로부터 끌어올려진 끈을 기억합니다.”
그녀는 또 자기가 보았던 것을 이야기한다. 그녀가 시각형일 거라는 추측이 확인된다.
“이 경험은 내 친척과 친구 혹은 어떤 지인이든 간에,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몸이 전율하는 듯한 공포심을 나에게 남겨 놓았습니다.”
죽음이 그녀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된다. 내가 그녀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면, 나는 그녀에게 어른이 되면 뭐가 되고 싶은지를 물었을 테고 그녀는 아마 의사라고 대답할 것이다. 만약 그녀가 대답을 하지 않는다거나 질문을 피한다면 내 쪽에서 의사나 간호사가 되고 싶지 않느냐고 암시를 보낼 수 있다.
그녀가 ‘저 세상’이라고 말할 때, 죽음의 공포에 대한 한 가지 보상을 볼 수 있다. 우리가 그녀의 기억에서 전체로 파악했던 것은 할아버지가 그녀에게 소중한 사람이었다는 사실, 그녀가 시각형이라는 사실, 그녀의 마음속에서 죽음이 커다란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녀가 인생에서 끌어낸 의미는 ‘우리는 모두 죽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이 사실은 의심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누구나 이 사실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지는 않다. 우리의 주의를 끄는 것들은 이 밖에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내가 세 살 때, 나의 아버지는…….”
최초로 아버지에 관련된 기억이 나타날 때, 우리는 이 소녀가 어머니보다 아버지 쪽에 더 관심이 있었다고 상상할 수 있다. 아버지에 대한 관심은 언제나 발달의 제2단계이다.
아이는 처음에 어머니 쪽에 더 큰 관심을 갖는다. 왜냐하면 처음 1, 2년 동안에는 어머니와의 협동 관계가 매우 밀접하기 때문이다. 아이는 어머니를 필요로 하며 어머니에게 애착을 느낀다. 아이의 심적 노력의 대부분은 어머니와 관련되어 있다.
만약 아이가 아버지 쪽에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하면 어머니는 패배한 것이다. 그 사실은 아이가 자기의 상황에 만족하고 있지 않음을 의미한다. 이는 일반적으로 두 번째 아기가 태어난 결과이다. 이 기억 속에서 동생에 대한 내용이 나타난다면 우리의 추측은 확인된다.
“아빠는 우리들을 위해서 포니를 두 마리 사 주었습니다.”
아이는 한 명이 아니었다. 거기서 우리는 또 한명의 아이에 대해 듣고 싶어 진다.
“아빠가 포니를 끌고 집에 데리고 왔습니다. 세 살 위의 언니가…….”
우리의 해석은 고쳐지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이 소녀가 맏딸이라고 생각했었지만 동생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녀의 언니는 어머니에게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소녀는 아버지와 두 마리의 포니 선물에 대해 기억했던 것이다.
“언니는 줄을 쥐고 자기의 포니를 데리고 자랑스럽게 거리로 나갔습니다.”
여기에서는 언니의 승리가 이야기되고 있다.
“나의 포니는 급히 언니 뒤를 쫓아 달려갔는데, 언니가 선두에 서 있었기 때문에 따라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흙탕물만 뒤집어쓰고 말았죠. 무척 멋진 경험이 될 거라고 기대했었는데 그만 처참한 결말을 맞은 셈입니다.”
언니가 정복을 하고 점수를 얻었다. 이 소녀가 하고 싶은 말은 틀림없이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언니가 항상 이긴다. 나는 언제나 지고 있다. 항상 진흙탕 속이다. 안전하고 유일한 방법은 바로 일등이 되는 길뿐이다.’
우리는 또 어머니를 둘러싼 싸움에서도 언니 쪽이 승리했다는 사실과 그런 이유 때문에 동생이 아버지 쪽에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사실도 이해하게 된다.
“나중에 내가 기수가 되어 언니보다 뛰어난 사람이 됐지만 처음의 낙담했던 기분에는 조금도 위안이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추측했던 바가 모두 확인되었다. 자매 사이에 어떤 경쟁이 있었다. 동생은 ‘나는 언제나 지고 있다. 나는 선두로 나서야만 한다. 다른 사람들을 추월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느끼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내가 묘사해 보이고 싶었던 유형이다. 그런 감정은 둘째나 막내들에게서 매우 자주 보이는 형태이다. 그들에게는 항상 자기 앞에서 달리는 사람이 있으며, 그들은 언제나 이 페이스메이커를 추월하려고 한다.
이 소녀의 기억은 그녀의 태도로 인해 강화되었다. 그녀는 스스로에게 ‘누군가 내 앞에 있다면 나는 위험에 빠진 것이다. 나는 언제나 첫 번째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내 최초의 기억은 큰언니가 나를 파티에 데리고 갔던 일입니다…….”
이 소녀는 자기가 사교계의 한 멤버였다고 기억하고 있다. 이 기억 속에서 다른 사람들의 경우에 비해 강한 협동성을 발견하게 된다.
열여덟 살인 그녀의 언니는 그녀에게 어머니 역할을 하고 있었다. 언니는 그녀를 귀여워해 준 가족 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 언니는 타인들에 대한 동생의 관심을 매우 지적인 방법으로 넓혀 간 것처럼 생각된다.
“우리 집은 4남매인데 내가 태어날 때까지 여자라고는 언니 하나뿐이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태어나자 언니는 남들 앞에서 나를 자랑하곤 했습니다.”
이 말은 그다지 좋게 들리지 않는다. 아이가 자랑거리로 내보여질 때 그 아이는 다른 사람을 위해 공헌하기보다는 자기가 칭찬을 받는 일에만 관심을 갖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언니는 내가 아직 어렸을 때 나를 잘 데리고 다녔습니다. 파티에 갔을 때의 일에 있어서는 한 가지 기억밖에는 나지 않습니다. 나는 끊임없이 '이 부인께 네 이름을 말씀드려라'라든가 아니면 다른 어떤 말들을 하도록 재촉받았습니다."
이는 잘못된 교육 방법이다. 그로 인해 이 소녀가 말을 더듬는다거나 언어장애가 왔다 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 아이가 말을 더듬는 것은 대개 그 아이의 언어에 지나치게 강한 관심이 쏠린 경우이다. 다른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는 대신에 그 아이는 자기를 의식하고 칭찬받도록 교육되었던 것이다.
"종종 내가 아무것도 말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집에 도착하면 꼭 언니에게 혼이 나곤 했습니다. 그 때문에 밖에 나가서 사람들 만나기를 싫어하게 되었던 일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의 해석은 전면적으로 시정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제야 우리는 그녀의 맨 처음 기억의 배후에 있는 의미가 다음과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도록 강요당했습니다. 나는 그 일을 불쾌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 경험 때문에 나는 협동이라는 걸 계속 싫어하게 되었던 겁니다.'
우리는 그녀가 지금도 다른 사람과 만나는 일을 좋아하지 않으리라는 예측을 할 수 있다. 사람들을 만나면 그녀는 자기가 훌륭하게 보여야만 한다는 강박을 느낀다. 이러한 요구는 그녀에게 너무 무거운 짐으로 느껴진다. 따라서 그녀가 가능한 사람들과 멀리하고 싶어 한다고 예측할 수 있다. 그녀는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의 편안한 기분이라든가 평등해야 한다는 감정으로부터 멀어지는 훈련을 받았기 때문이다.
"내가 어렸을 때 큰 사건이 하나 일어났습니다. 네 살 때쯤 증조할머니 댁에 간 적이 있는데....."
할머니가 대개 손자를 귀여워해 준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때까지 이 소녀는 증조할머니가 어떤 식으로 자신을 대해 주는지를 경험한 일이 없었다.
"증조할머니를 방문한 동안에 4대가 모여 가족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소녀는 가계(家系)에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다. 그녀가 증조할머니를 방문했던 일과 그때 찍었던 사진에 대해 그토록 강하게 기억하는 것을 보면, 자신의 가족에 대한 관심이 매우 컸음을 알 수 있다. 만약 이 결론이 맞다면 그녀의 협동 능력은 자기 가족의 테두리를 넘어서지 않으리라는 걸 알게 된다.
"우리가 차를 타고 사진관에 도착한 다음 하얀 자수가 놓여 있는 옷으로 갈아입었던 일을 뚜렷하게 기억합니다."
이 소녀도 아마 사각형인 것으로 보인다.
"4대가 함께 사진을 찍기 전에 내 동생과 내가 먼저 사진을 찍었습니다."
여기에서도 가족에 대한 관심이 나타난다. 아마 그녀는 동생과의 관계에 대해 더 이야기를 할 것이다.
"동생은 내 옆 의자의 팔걸이 위에 앉혀졌는데, 빨간 왕관을 갖고 있었습니다."
여기서도 그녀는 시각적인 부분을 기억하고 있다.
"나는 그 의자 옆에 서게 되었고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았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주요 쟁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녀는 자기보다 동생이 더 귀중하게 보살펴졌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녀는 동생이 태어나자 그동안 막내로서 귀여움을 독차지했던 입장이 달려져서 몹시 불쾌감을 느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우리들은 웃어야 했습니다....."
그녀가 여기서 말하고 싶었던 바는 '그들은 우리를 웃기려고 했다. 하지만 왜 내가 웃어야만 한단 말인가? 그들은 동생을 왕좌에 앉히고 동생에게는 빨간색 왕관까지 주었다. 그런데 나에게는 도대체 무엇을 주었단 말인가!' 하는 사실이다.
"그런 뒤 4대가 함께 사진을 찍게 되었습니다. 나 이외의 모든 사람이 서로 잘 나오게 하려고 애를 썼죠. 하지만 나는 별로 웃을 기분이 아니었습니다."
가족들이 그녀에게 아주 잘 대해 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는 공격적이 되었다.
이 최초의 기억을 통해서 그녀는 가족들이 자기를 어떻게 취급했는지에 대해 우리에게 알려 주는 일을 잊지 않았다.
"동생은 웃으라고 했을 때 너무나도 예쁘게 웃었어요. 정말 귀여웠죠. 지금도 나는 사진 찍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와 같은 기억은 대개의 사람들이 어떤 방법으로 인생과 마주치게 되는지를 통찰토록 해 준다. 우리는 하나의 인상을 채택하여 그 인상으로 자신의 모든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사용한다. 그런 뒤에 결론을 이끌어 내고 그 결론이 명백한 사실인 것처럼 행동한다.
사진을 찍는 시간이 그녀에게 불쾌한 경험이었다는 것은 매우 명백하다. 그녀는 지금도 사진 찍기를 싫어한다. 어떤 일을 이 정도로까지 싫어하는 사람들은 흔히 자기를 싫어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선택한다. 자기의 경험 속에서 그 일을 정당화하는 무거운 짐을 지워 줄 무엇인가를 고르기 때문이다.
이 최초의 기억은 위 문장을 쓴 사람의 인격을 이해하는 두 가지 중요한 요소를 우리에게 제공해 준다. 첫째, 그녀는 시각형이다. 둘째, 그녀는 자기 가족에 대해 애착을 갖고 있다. 그녀의 최초 기억 속에 나타난 모든 행동은 가족의 테두리 안에 놓여 있다. 따라서 우리는 그녀가 사회생활에 적응하기 위한 훈련이 잘 되었으리라고 보기가 힘들다.
"맨 처음 기억은 아니지만 내 최초 기억 중의 하나는 아마 내가 세 살 때쯤에 일어났던 사건일 겁니다. 집안일을 돌봐 주던 한 소녀가 나와 사촌을 지하실로 데리고 가서 우리에게 사과주를 먹어보게 했는데 정말 맛있었어요....."
사과주가 지하실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은 재미있는 경험이다. 만약 이 말만 갖고 결론을 내려야 한다면 우리는 두 가지 의미를 추측해 볼 수 있다.
이 소녀는 깜짝 놀랄 만한 새로운 상황과 만나는 것을 좋아하며 인생과 대결하는 용기를 갖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한 가지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자기보다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사람이 있으며, 그들은 자기를 유혹하여 방황하게 만드는 일이 가능하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걸 수도 있다. 그중 어느 쪽으로 결정하게 될지는 그녀의 나머지 기억들이 도와줄 것이다.
"이후 다시 한번 그 맛을 보고 싶어진 사촌과 나는 우리끼리만 지하실로 내려갔습니다."
이는 용기 있는 소녀의 행동이다. 그녀는 독립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잠시 뒤 우리는 발에 힘이 빠져서 사과주를 엎질러 버렸기 때문에 지하실 바닥이 흥건하게 젖었습니다."
이 대목에서 한 명의 금주가가 출현하는 모습이 보인다.
"내가 사과주나 그 밖의 술을 싫어하는 것과 이 사건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여기에서도 하나의 작은 사건이 인생 방식 전체를 좌우하는 열쇠가 된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이 사건이 그런 결론에 도달될 정도로 중대한 사건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 소녀는 묘하게도 그 일이 술 자체를 싫어하게 된 충분한 이유라고 받아들였다.
아마 그녀는 스스로를, 과오로부터 어떻게 교훈을 얻어내야 하는지 잘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녀는 자기가 진실로 자립적인 사람이며 자기가 잘못됐다는 걸 느끼면 고쳐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 성격은 그녀의 인생 전체의 특징을 이루고 있을 수도 있다. 그녀는 마치 '나는 잘못을 범한다. 하지만 그 일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곧바로 시정하겠다'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그녀는 매우 바람직한 유형의 사람이 되기 쉽다. 활동적이고, 용기를 갖고 노력하며, 자기의 상태들 개선하고, 항상 최선을 다해 삶의 방식을 탐구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런 모든 사례들은 확실히 우리의 추측 능력을 길러 준다. 그렇지만 섣부르게 결론을 확신하기 전에 반드시 그 인격의 다른 여러 가지 표현을 볼 필요가 있다.